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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국 캘리포니아, 아동·청소년 대상 AI 챗봇 규제 ‘세계 첫 입법

by AI 유목민 2025. 10. 15.


AI 기술이 빠르게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아이와 청소년이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학습 도우미로 쓰이기도 하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문제는, AI가 아직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일부 챗봇이 우울증을 겪는 청소년에게 자해를 권유하거나, 부적절한 대화를 시도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며 사회적 경각심이 커졌습니다. 이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전 세계 최초로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AI 챗봇 규제법(SB 243)**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기술은 발전하되, 아이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법으로 명시한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왜 캘리포니아가 먼저 움직였을까?

캘리포니아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AI 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입니다. AI 혁신이 가장 활발한 동시에, 기술의 부작용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죠.

최근 들어 어린이와 청소년이 AI 챗봇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시간이 급격히 늘면서, “AI가 아이의 감정을 조종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특히 학습용 챗봇이 아닌 **‘감정형 AI(Companion Chatbot)’**은 아이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면서도
실제로는 감정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심리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가 나선 것입니다.

SB 243 법안의 주요 내용

2025년 10월 13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상원 법안 **SB 243(Companion Chatbot Safeguards)**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AI 챗봇 서비스에 여러 안전장치를 의무화했습니다.

* AI임을 명확히 알리기: 사용자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닌, AI 챗봇과 대화하고 있음을 명시해야 함

* 자살·자해 위험 대응: 챗봇이 자살 관련 언급을 감지하면 즉시 위기상담센터 안내나 긴급 알림을 제공

* 성적 콘텐츠 차단: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이미지나 대화가 노출되지 않도록 필터링 의무화

* 휴식 알림 기능: 청소년이 챗봇과 장시간 대화할 경우 일정 시간마다 ‘휴식 권유 알림’을 표시

* 전문가 행세 금지: 챗봇이 ‘의사’, ‘상담사’ 등 전문가처럼 행동하거나 조언하지 못하도록 제한

* 보고 및 책임 강화: 챗봇 운영자는 안전 조치 통계를 보고해야 하며, 위반 시 법적 책임 부과 가능

이 법의 핵심은 AI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
하게 사용하도록 관리
하는 것입니다. AI 기술 발전을 막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의 정신적·정서적 피해를 예방하려는 현실적인 접근이죠.


더 강한 규제안은 왜 거부됐을까?

이번 SB 243 이전에는 훨씬 강력한 법안인 **AB 1064(‘AI for Kids Act’)**가 논의되었습니다.
이 법은 아예 미성년자에게 감정형 챗봇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었지만, 뉴섬 주지사는 “혁신을 과도하게 억제한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결국 SB 243은 아이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찾은 타협안으로 탄생했습니다.
즉, AI를 전면 금지하는 대신, 아이들에게 ‘안전한 친구’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도록 유도한 셈입니다.

글로벌 파급력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번 캘리포니아의 입법은 세계 각국의 AI 규제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AI법(AI Act),
그리고 한국 정부가 준비 중인 **‘AI 윤리 인증제’**와도 방향이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교육용 챗봇, 감정 대화형 AI, 청소년 멘탈케어 앱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국내 AI 윤리 정책의 실질적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AI가 아이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통제 불가능한 존재가 될 것인가”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움직임은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제도적 답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AI 챗봇은 이미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윤리, 속도보다 안전입니다.

향후 과제로는

* 연령 인증 시스템의 정확성 확보,

* 감정형 대화의 윤리적 경계 설정,

* 해외 기업의 법 준수 문제,

* 규제 비용 부담 완화 등이 꼽힙니다.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 사회는 더 책임감 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결론 :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AI는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겠죠.
캘리포니아의 이번 입법은 “기술은 자유롭게 발전하되, 인간의 존엄과 아이들의 안전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이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어떤 AI 사회를 만들 것인가’
**입니다.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이번 법안이 전 세계에 던지는 가장 큰 의미일 것입니다.